엔진오일 누유가 보이면 보통 차량 아래쪽부터 살펴보게 됩니다.
저도 처음에는 엔진 아래에 오일이 묻어 있으면 오일팬이나 프론트케이스 쪽에서 새는 것 아닐까?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엔진오일은 위에서 새기 시작해 아래쪽으로 흘러내릴 수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부위 중 하나가 엔진 위쪽에 있는 로커암 커버 가스켓입니다.
제 차량은 2015년식 올뉴쏘렌토로 주행거리 21만km를 넘긴 상태였습니다. 이번 엔진오일 누유 정비를 하면서 프론트케이스와 오일팬뿐 아니라 로커암 커버 가스켓도 함께 교체했고 실제 비용은 15만원이었습니다.
자동차를 잘 모르는 입장에서는 작은 고무 가스켓 하나를 교체하는데 왜 15만원이 들어가는지 궁금할 수 있습니다.
저 역시 그랬습니다.
하지만 정비사님이 작업과정을 사진으로 하나씩 남겨 보여주셔서 실제로 어디를 분해하고 어떤 작업을 하는지 확인해보니 비용이 들어가는 이유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로커암 커버는 엔진에서 무슨 역할을 할까?
로커암 커버는 쉽게 말하면 엔진 가장 위쪽 내부를 덮어주는 뚜껑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그 아래에는 캠샤프트 등 엔진이 움직이는 데 중요한 부품들이 있고, 이 부품들도 엔진오일의 윤활을 받습니다.
문제는 엔진 안에 있어야 할 오일이 커버와 엔진 사이 틈으로 밖으로 나오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로커암 커버와 엔진 사이에는 가스켓이라는 밀봉 부품이 들어갑니다.
쉽게 비유하면 물통 뚜껑 사이에 고무패킹을 넣어 물이 새지 않게 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차량을 오래 사용하면 엔진이 뜨거워졌다 식는 과정이 계속 반복되고 진동도 받습니다.
이 과정이 오랫동안 누적되면 가스켓이 딱딱하게 경화되거나 밀착력이 떨어지면서 가장자리로 엔진오일이 조금씩 비칠 수 있습니다.

▲ 로커암 커버를 완전히 탈거해 캠샤프트가 노출된 상태
사진을 받아보니 제가 평소에는 볼 수 없었던 엔진 내부가 그대로 보였습니다.
차량을 맡긴 고객 입장에서는 정비가 끝난 뒤 설명만 듣는 것보다 이렇게 실제 작업사진을 보면 어디를 뜯었고 어떤 부분을 수리했는지 이해하기가 훨씬 쉬웠습니다.
바쁜 작업 중에도 사진을 하나씩 남겨 고객에게 설명하려고 해주신 정비사님의 이런 부분은 개인적으로 고맙게 느껴졌습니다.
위에서 샌 오일이 아래까지 흘러갈 수 있습니다
로커암 커버 누유를 알아둘 필요가 있는 이유는 오일이 아래 방향으로 흘러내리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로커암 커버 가장자리에서 오일이 조금씩 새기 시작하면 바로 아래쪽으로 흐르면서 다른 엔진 부품에도 오일이 묻게 됩니다.
시간이 지나면 엔진 아래쪽까지 젖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자동차를 잘 모르는 사람 입장에서는 아래쪽에 오일이 많이 보이니 “오일팬에서 새는 것 같다”거나 “프론트케이스에서 전부 새는 것 같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실제 시작점은 그보다 위쪽일 수도 있습니다.
제 차량 역시 한 군데만 누유된 것이 아니라 여러 부위에서 누유 흔적이 확인됐기 때문에 엔진 위쪽부터 아래쪽까지 전체적으로 확인했습니다.
그래서 엔진 하부에 오일이 보인다고 바로 특정 부품부터 교환하기보다는 오일이 어디에서 처음 시작됐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스켓 하나인데 왜 커버 전체를 분해할까?
처음 견적을 받을 때 저도 “가스켓 하나 바꾸는데 15만원이나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스켓 자체만 보면 작은 부품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실제 작업사진을 받아보니 단순히 바깥에서 가스켓을 빼고 새것을 끼우는 구조가 아니었습니다.

▲ 차량에서 탈거한 로커암 커버와 주변 부품
가스켓을 제대로 교체하려면 먼저 로커암 커버 주변 부품을 정리하고 커버를 완전히 분리해야 합니다.
그 다음 오래된 가스켓을 제거하고 접합면에 남아 있는 오일이나 오염물을 정리한 뒤 새로운 가스켓을 장착하고 다시 조립해야 합니다.
즉 15만원이라는 비용은 가스켓이라는 부품 하나의 가격만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분해·청소·교체·재조립 과정까지 포함된 정비비라고 이해하는 것이 맞았습니다.
실제로 자동차 정비를 보다 보면 부품값보다 그 부품을 교체하기 위해 주변을 얼마나 분해해야 하는지가 수리비에 상당한 영향을 준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로커암 커버 실리콘만 바르면 되는 걸까?
검색하다 보면 로커암 커버 실리콘이라는 표현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엔진 바깥에 오일이 보인다고 해서 무조건 외부에 실리콘을 덧바르는 것이 해결방법이라고 생각하면 곤란합니다.
먼저 실제로 가스켓 접합부에서 누유가 시작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가스켓 자체가 오래돼 밀폐력이 떨어진 상태라면 기존 부품을 그대로 둔 채 겉만 막는 것보다는 정확한 누유 위치를 확인하고 필요한 정비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오일 자국이 오래돼 어디서 시작됐는지 구분하기 어렵다면 한 번 깨끗하게 세척한 뒤 일정 기간 운행하고 새로운 오일이 처음 생기는 위치를 다시 확인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로커암 커버 누유는 어떻게 확인할까?
자동차를 잘 모르는 사람도 정비소에서 차량을 볼 기회가 있다면 한 가지 정도는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엔진 위쪽 로커암 커버 가장자리 주변이 새 오일로 젖어 있는지 보는 것입니다.
특히 커버 가장자리부터 아래쪽으로 이어지는 형태로 오일 흔적이 있다면 로커암 커버 가스켓 부분도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오래된 차량은 예전에 흘렀던 오일과 먼지가 섞여 검게 굳어 있는 경우도 있어 육안으로만 정확한 누유 위치를 판단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정비사의 점검을 받아 새롭게 새고 있는 오일인지, 오래전에 묻었던 흔적인지 구분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혼동하기 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로커암 커버 가스켓과 헤드가스켓은 완전히 다른 정비입니다.
이름에 모두 가스켓이라는 말이 들어가 검색하다 보면 같은 부품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위치와 역할부터 다릅니다.
로커암 커버 가스켓은 엔진 위쪽 커버를 밀봉하는 부품이고, 헤드가스켓은 엔진의 실린더헤드와 블록 사이를 밀봉하는 중요한 부품입니다.
따라서 헤드가스켓 문제는 일반적인 로커암 커버 가스켓 교체와 작업범위나 비용을 같은 수준으로 비교하기 어렵습니다.
제 올뉴쏘렌토 로커암 가스켓 교체비용은 15만원
제 차량의 정비명세서에는 로커암 가스켓 15만원으로 기록됐습니다.
이번에는 이 작업 하나만 단독으로 한 것이 아닙니다.
프론트케이스와 오일팬 누유를 함께 수리했고 흡기매니폴드와 인젝터 등 여러 작업도 동시에 진행했습니다.
따라서 일부 탈거과정이 서로 겹치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다른 차량에서 로커암 커버 가스켓만 단독으로 교체한다면 차종과 엔진 구조, 주변 부품 탈거범위, 정비업체에 따라 실제 비용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 가스켓 작업 후 다시 조립된 로커암 커버
사진처럼 작업을 마친 뒤에는 다시 로커암 커버가 조립됩니다.
제가 직접 정비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옆에서 지켜본 것은 아니지만 정비사님이 분해된 상태부터 다시 조립된 모습까지 사진으로 남겨주셔서 무엇을 수리했는지 확인하는 데 상당히 도움이 됐습니다.
특히 한여름 무더운 날씨에 차량 여러 부분을 분해하고 작업하는 것만으로도 힘들었을 텐데, 고객에게 설명하기 위해 중간중간 사진까지 챙겨주신 부분에는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자동차를 잘 모르는 차주에게는 이런 설명과 사진 한 장이 생각보다 큰 도움이 됩니다.
로커암 가스켓을 교체하면 누유가 바로 끝날까?
가스켓을 새것으로 교체했다고 해서 작업 당일만 보고 누유 수리가 완벽하게 끝났다고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기존에 묻어 있던 오일을 깨끗하게 정리한 뒤 일정 거리를 운행하고 로커암 커버 가장자리에 새로운 엔진오일이 다시 나타나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제 차량은 프론트케이스와 오일팬까지 함께 수리했기 때문에 약 500~1,000km 정도 운행한 뒤 엔진 위쪽과 아래쪽을 다시 확인할 계획입니다.
그때 새로운 오일 흔적이 없다면 이번에 작업한 부위의 누유가 제대로 잡혔는지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15만원보다 먼저 봐야 할 것은 누유 시작점입니다
정리하면 제 2015년식 올뉴쏘렌토의 로커암 커버 가스켓 교체비용은 15만원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작은 가스켓 하나를 바꾸는데 왜 이 정도 비용이 드는지 궁금했지만 실제 작업사진을 보니 커버 전체를 분해하고 접합면을 정리한 뒤 다시 조립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무엇보다 엔진오일 누유에서는 단순히 “어느 부품 교체비용이 얼마인가?”만 볼 것이 아니라 오일이 어디에서 처음 시작됐는지를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엔진 아래에 오일이 있다고 반드시 아래쪽에서 시작된 것은 아닙니다.
위쪽 로커암 커버에서 시작된 오일이 아래로 흘러내릴 수도 있기 때문에 여러 곳이 젖어 있다면 위쪽부터 차근차근 확인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저처럼 자동차를 잘 모르는 사람도 정비사님께 “이 부품은 무슨 역할을 하나요?”, “오일은 어디에서 처음 새는 건가요?” 정도만 물어봐도 내가 왜 이 수리를 하는지 훨씬 이해하기 쉬워집니다.
이번에는 작업과정을 사진으로 하나씩 남겨 설명해주신 덕분에 저 역시 단순히 15만원을 지불하고 끝난 것이 아니라 어떤 부품을 왜 교체했는지 조금은 알게 된 정비가 됐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엔진 가장 아래쪽에서 엔진오일을 담고 있는 오일팬의 역할과 누유가 생기는 이유, 실제 수리비 15만원과 탈거·재실링 과정을 정리해보겠습니다.
[다음 글 : 「오일팬 누유 수리비 15만원|실리콘만 바르면 될까? 실제 탈거 후기」]
